[스포츠한국]
지난 3월24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는 제8구단 히어로즈의 공식 창단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히어로즈는 위기에서 등판한 한국프로야구의 구원투수”라며 스스로를 한껏 치켜세웠다.
그의 말대로 히어로즈가 진정 프로야구를 살린 ‘히어로’라면 구원투수 아니라 그보다 더한 칭송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개월 동안 히어로즈가 걸어온 길은 진정한 구원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선수들의 연봉을 비상식적으로 후려쳤고, 감독의 계약금 지급도 반년 가까이 미뤘다. 그도 모자라서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감독을 경질하고, 5년이나 계약한 단장도 한 시즌 만에 옷을 벗겼다.
그런 히어로즈가 이번에는 상식 밖의 트레이드로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히어로즈는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14일 에이스 장원삼을 내다팔았다. 이 대표는 “나머지 선수들의 복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야구계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었다.
창단 때 히어로즈의 약속 가운데 제대로 지켜진 것은 별로 없다. “자체적으로 5년간은 충분히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말도 더는 믿기 어렵게 됐다. 정말 그런 능력이 있다면 앞으로 10년은 마운드를 이끌 재목을 팔 이유가 없다.
히어로즈가 프로야구에 참여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자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히어로즈를 프로야구에 끌어들인 KBO는 “믿음으로 봐달라”며 히어로즈를 두둔하기에 급급했다.
구원에 실패한 투수에게는 ‘블론 세이브’ 또는 ‘패전투수’, 그 투수를 기용한 감독에게는 ‘패장’이라는 책임이 지워진다. 히어로즈는 구원투수 능력이 없다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한다. 또 검증도 안 된 구원투수를 무작정 마운드로 끌어올린 KBO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도리일 게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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