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몇 달새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차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의 ‘10월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작년 동기(지난해 10월)에 비해 47.1%, 전월(올 9월) 대비로는 4.1% 각각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올 8월(-4.4%)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1년2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으나 9월(2.3%) 오름세로 방향을 튼 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7월(50.6%)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던 8,9월(각각 42.6%)에 비해 다시 오름세다.
한은 경제통계국 이병두 과장은 “최근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 환율은 떨어지지 않고 있어 수입물가가 꺾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7.65달러로 올 7월(131.31달러)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으나 평균 원ㆍ달러 환율(1326.92원)은 7월(1019.12원)보다 300원 이상 올랐다.
환율은 유가에 비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최근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전 산업 평균 물가가 2.62% 상승하는 반면, 유가가 10% 내려도 물가는 0.49% 하락하는 데 그친다. 지난달 수입물가 역시 환율을 감안하지 않은 외화표시 가격을 따지면 오히려 9월보다 11.4%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이 4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91달러 내린 47.3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05년 6월1일 배럴당 47.26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두바이유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19일 이후 처음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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