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나기 경제 대책/ 경제 현실 모르는 처방전… 안먹힌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나기 경제 대책/ 경제 현실 모르는 처방전… 안먹힌다

입력
2008.11.14 00:09
0 0

애초부터 과욕을 부리기는 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35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20만개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부는 7월 20만개로 목표치를 낮춰 잡았지만 이번에도 현실은 따라주지 않았다. 15만명 안팎을 근근히 맴돌던 신규 일자리 숫자는 지난달엔 정부 목표치의 절반인 10만개 밑으로 주저 앉았다. 정부는 11ㆍ3대책에서도 경기 부양책이 제대로 작동하면 내년 20만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 목표로 그칠 확률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 목표의 절반인 10만개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 '1사1인 채용확대 캠페인 지원'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각종 대책의 이름으로 일자리 창출의 의지를 20차례 가까이 밝혔다. 하지만 고용 사정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구조에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일자리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고용시장에 한파는 오래 전부터 예고됐다. 지난해 6월(31만5,000명)을 정점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하강 추세다. 지금은 감원 등 구조조정의 바람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14조원을 쏟아 부어 7만~8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내겠다고 하지만 기업들이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경제 침체의 진원지 금융권에는 벌써 감원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100~15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증권업계는 신규채용은 고사하고 기존 인력 감축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SC제일은행은 본부 조직을 축소하면서 이미 193명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중앙회도 본부 인원 20%를 감축했고, 신한은행은 지점 100여곳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제조업에도 감산과 감원 등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경영난 속에 내년 상반기까지 정규직 및 협력업체 350명에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희망퇴직 계획도 세웠다. 금호타이어도 장기근속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있는 사람도 지키지 못하는 판국에 새로 사람을 뽑을 리도 없다. 채용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상장회사 중 연내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절반밖에 안된다. 채용 계획을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전력, GM대우, 한국타이어 등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못했고, NHN은 내년부턴 필요 인력 이외에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기댈 공공부문 일자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식경제부 산하 26개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12곳(46.2%)은 내년 단 한 명도 새로 뽑지 않을 계획이고, 11곳은 아직 채용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경기 침체의 터널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고용 사정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단기적이고 이미 썼던 대책을 검토 없이 재탕하는 게 대부분인데다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게 많다"며 "보다 장기 비전을 갖고 성장과 일자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고용 정책과 함께 노동시장 정보의 유통 인프라 구축을 통해 대책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