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대륙인지 몰랐다"는 말로 비웃음을 샀던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무식하다는 누명을 벗게 됐다.
MSNBC 등 미국 언론이 페일린의 아프리카 발언을 전한 공화당 보좌관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가 그가 가상의 인물인 것으로 밝혀져 망신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전했다.
MSNBC는 10일 뉴스프로그램에서 "페일린이 아프리카가 대륙인지 몰랐다고 폭로한 공화당 보좌관은 마틴 아이젠슈타트"라고 보도했다. MSNBC는 그러나 그가 가상의 인물인 것을 뒤늦게 알고 몇분 뒤 정정 보도를 냈다. MSNBC의 대변인 제레미 게인스는 "페일린 아이템을 받은 동료가 이것이 확인된 사실인줄 알고 내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오보의 경위를 밝혔다.
MSNBC에 앞서 오보를 낸 언론은 폭스뉴스다. 폭스뉴스는 6일 페일린이 아프리카가 대륙이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도했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타고 세계에 전해져 차기 대권을 꿈꾸는 페일린은 심각한 자질 부족을 노출시켰다. 페일린은 다음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의 토론 준비를 도운 자기 편 사람이 그런 말을 퍼뜨렸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당시 토론 준비에서 아프리카와 NAFTA에 대해 얘기한 기억은 있지만 아프리카가 국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말을 퍼뜨리는 것은 비열한 행동이며 그 말을 한 사람은 멍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MSNBC가 사흘 뒤 페일린의 아프리카 발언을 전한 인물로 아이젠슈타트를 소개하면서 페일린의 무식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13일 아이젠슈타트가 무명의 영화제작자 이단 골린(39)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골린은 가상의 인물 아이젠슈타트로 위장해 페일린이 실제로 아프리카 발언을 했다고 블로그에 올렸는데 MSNBC가 이를 보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골린은 "페일린 발언은 농담에 불과하다"고 뻔뻔스럽게 변명했다.
오보가 확인된 뒤 MSNBC는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방송해서는 안될 것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아이젠슈타트의 발언을 함께 전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뉴리퍼블릭매거진도 블로그를 통해 실수를 사과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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