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내각 인선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취임 직후 비서실장 등 백악관 참모 인선을 빠른 속도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정부의 주요 인선이 사실상 12월 이후로 미뤄졌다. 오바마가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적인 정부 구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내각에 새로운 인물이 기용될지, 아니면 화합차원에서 공화당 인사가 중용될지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12일 "교육장관직에 대선 직전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기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표적 공화당 인사인 파월 전 장관을 고용하는 초당적 인선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무장관 인선에도 초당적 기용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척 헤이글 상원의원 기용설이 대표적이다. 국민의 거부감이 큰 조지 W 부시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치와 거리를 두고, 금융위기와 이라크ㆍ아프간 전쟁 등 초당적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을 감안한 판단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오바마가 현 국방장관을 1년 더 유임시킬 예정"이라는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처럼 공화당 소속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유임될 경우 국무장관에는 민주당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리처드 홀브루크 전 유엔 대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적격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코언은 11일 칼럼을 통해 "오바마가 부시 정부와의 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앨 고어를 국무장관에 인선하는 것"이라며 "클린턴 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으로 재직하며 풍부한 외교경험을 쌓은 고어는 오바마의 부족한 외교 경험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캠프에서 외교 정책을 총괄했던 흑인 여성 수전 라이스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유력하고, 공화당 소속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에너지장관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샘 넌 전 상원의원과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은 정권인수팀에서 국방과 외교 분야를 총괄 지휘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상원 군사위원장을 역임한 샘 넌 전 의원이 국방부에 설치될 정권인수팀을 이끌 예정이며 오바마로부터 낙점을 받은 상태라고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샘 넌 전 의원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했다. 클린턴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전 장관은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등과 함께 북핵 문제를 비롯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업무를 인수 받는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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