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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논객 '미네르바' 처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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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논객 '미네르바' 처벌되나

입력
2008.11.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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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남다른 경제 식견을 보여줘 네티즌들로부터 '경제대통령'으로 불린 미디어다음 아고라의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의 정체를 정보당국이 조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한 경제지는 정보당국을 인용, 미네르바가 50대 초반으로 한때 증권사에 다녔으며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라고 보도했다. 또 미네르바와 같은 사이버 논객들의 비판적 글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판단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전해줄 필요가 있어 정보당국이 신원파악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부의 정책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미네르바의 비판은 네티즌 사이에 열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월부터 지난 4일까지 200여개의 글을 올린 미네르바는 7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똥이 한국에 튈 것을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예견하고,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현 정부의 경제예측과 처방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또 8월 미동조차 없던 환율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해 적중했다. 네티즌들은 그의 비판과 경제 상식에 신뢰를 보내며 '온라인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교주'로 칭송했다.

정부는 그러나 미네르바의 글이 근거 없이 정책을 비판한 경우가 있었고, "코스피 저점은 500"이라고 주장하는 등 미확인 루머를 퍼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이후 정치권의 논란으로 번졌다. 3일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미네르바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와 주장들이 검증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자 김 장관이 "그 내용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답해 논란을 야기했다.

민주당은 4일 논평에서 "경제적 식견을 가지고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예견하고, 한국 경제에 대한 날카로운 전망을 했다는 것이 죄가 될 수도 있다는 세상이 됐다"고 성토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정보당국이 미네르바의 정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아이디 '쥬아나'씨는 "미네르바가 50대 증권맨이라고 밝혀진 이상 기획재정부에 등용하자"며 그를 옹호했다.

반면, 아이디 '자산관리'씨는 "금융위기가 극복되면 미네르바는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그의 비판적 시각이 현실로 연결되지 않고 신드롬으로 남길 바란다"는 의견도 다수 올라왔다.

미네르바는 지난 4일 "이제 병원 간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중단한 상태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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