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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펀치에 일본 챔프도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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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펀치에 일본 챔프도 KO

입력
2008.11.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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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시의 쿠세를 찾아라!" SK 타자들은 덕아웃에서 세이부 선발 호아시 가즈유키의 투구 습관(쿠세)을 유심히 관찰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은 '비룡전사'들은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말 드디어 상대 약점을 찾았다. 좌투수 호아시의 왼손이 글러브에서 떨어진 간격으로 직구와 변화구를 구별해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고 했던가. 3회말이 끝난 뒤 긴급 회의를 가진 SK 타선은 1-1 동점이던 4회말 폭발했다.

1회 삼진으로 물러난 이진영은 선두타자로 나와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냈다. 3번타자 이재원은 볼카운트 0-1에서 호아시의 2구째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왼쪽 폴대를 맞히는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다.

이재원의 역전포를 앞세운 SK가 아시아프로야구 왕중왕에 한발 다가섰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13일 일본 도쿄돔 야구장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시리즈 예선 1차전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 세이부 라이온스를 4-3으로 격파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던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김광현은 1회초 선두타자 아카다 쇼고에게 2루타를 허용하더니 3번타자 히라오 히로시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SK는 4번타자 박재홍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쳐내 1-1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SK는 4회말 이재원의 홈런을 앞세워 4-1로 달아났다. 이재원은 "전력분석팀과 형들이 호아시의 쿠세를 찾아준 덕분에 홈런을 쳤다"며 선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첫 타석에서는 변화구를 노리다 직구를 건드린 탓에 2루 땅볼에 그쳤다"면서 "구종을 알고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슬라이더가 들어오기에 방망이를 힘껏 휘둘렀다"고 말했다.

세이부는 1-4로 뒤진 5회초 1번 아카다부터 3번 히라오까지 연속 3안타로 3-4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SK는 김광현을 구원 등판한 윤길현이 5번 고토 다케토시를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윤길현(3분의2이닝)에 이어 정우람(3분의2이닝)을 거쳐 승리투수가 된 이승호(3이닝)까지 SK 불펜은 4와3분의1이닝을 노히트노런으로 막아 1점차 승리를 지켰다.

한편 대만 대표 퉁이 라이온스는 앞선 경기에서 중국 대표 톈진 라이온스를 7-4로 이겼다. 중국은 9회까지 4-3으로 앞섰지만 9회말 4점을 뺏겨 다 잡은 듯 보였던 대어를 놓쳤다. SK는 14일 낮 12시 중국의 톈진과 예선 2차전을 벌인다.

■ 양팀 감독의 말

▲김성근 SK 감독=주전포수 박경완이 부상으로 뛰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예선 포기 대신 총력전을 펼쳤는데, 결과도 좋았고 나무랄 데 없는 경기를 했다. 이재원을 3번 타자로 기용한 건 세이부 선발이 좌완 호아시였기 때문이다. 좌투수 전문타자 이재원이 예상대로 호아시를 잘 공략해줬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결승에서 중간계투로 쓸 생각이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감독=2회말 SK 4번타자의 홈런은 파울이라고 생각한다. 합의 판정이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홈런 때문에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올바른 판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3루심이 파울 판정을 내렸다 홈런으로 판정을 번복한 사실을 들먹이며) 대만 심판의 자질이 문제다. SK 김광현은 역시 좋은 투수더라.

도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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