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광우병은 내 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문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인간 광우병(vCJD)으로 아들을 잃은 크리스틴 로드(51ㆍ사진)씨가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등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그는 12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영국 정부 때문에 아들이 시력과 청력을 잃은 채 엄마도 알아보지 못하고 죽어갔다"며 "잠복기가 최대 40년에 달하는 인간 광우병은 현재 진행형인 치명적인 전염병"이라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 역학적으로 파악된 인간 광우병 최대 잠복기는 5~10년 정도이다.
로드씨의 아들 앤드류 블랙(당시 24세)은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로 일하던 지난해 3월 체중감소와 균형감각 상실 등 이상이 나타난 지 3개월 만에 인간 광우병 판정을 받았고 12월 숨졌다.
아들의 유언에 따라 'Justice for Andy'라는 이름으로 광우병 위험성 알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로드씨는 "특히 광우병 소 척수 등 가장 감염성이 높은 부위들이 유아용 식품과 학교, 병원, 군대 급식 등에 사용됐다"면서 "1980년대 광우병이 처음 발견된 후 영국 정부가 인체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축산업에 미칠 파장과 국민들의 혼란을 우려해 관련 정보를 상당기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3만 톤 중 1만 톤이 밥상에 올라와 소비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80년대 영국과 닮은 꼴"이라며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가) 미국 쇠고기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뜬금없이 영국 광우병을 끄집어내 촛불의 추억을 되살려 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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