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프로스포츠로 꼽힌다. 주먹 다짐이 예사로 벌어지고 살인적인 몸싸움으로 인한 만성 뇌진탕으로 조기 은퇴하는 선수가 흔히 나온다. 이처럼 멀쩡한 이들도 견뎌내기 어려운 살벌한 빙판을 암과 싸워 이기고 지키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NHL 최고 명문 구단인 몬트리올 캐내디언스의 캡틴 사쿠 코이부(34)는 혈액암을 극복하고 꾸준한 성적을 내며 '인간 승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9월 암 진단을 받은 그는 7개월간의 투병 끝에 2002년 4월 링크로 돌아왔고, 플레이오프 12경기에서 4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코이부는 올시즌에도 13경기에 출전, 5골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2006~07 시즌 생애 최다 포인트(22골 5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암 극복 후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투혼이 놀랍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제이슨 블레이크(35)는 지난 시즌 백혈병 판정을 받고도 정규리그 전 경기를 소화한 '의지의 사나이'다. 블레이크는 지난해 10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지만 약물 치료를 받으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선언했고 82경기에 모두 출전, 15골 3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블레이크는 올시즌에도 14경기에 나서 2골 4어시스트를 올리며 토론토의 전력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보스턴 브루인스의 필 케셀(21)은 암으로 수술대에 오르고도 시즌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였다. 2006년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인 케셀은 2006년 12월 고환암 수술을 받았지만 11경기에 결장했을 뿐 이듬해 1월 링크로 복귀, 정상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보스턴의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되는 케셀은 올시즌 14경기에 출전, 팀에서 가장 많은 9골을 기록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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