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 환갑이 됐는데 그동안 투자했던 주식이 반토막이 나서 요즘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우량주니까 기업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고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그러려면 몇 년은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주가가 떨어졌을 때 자식에게 미리 증여를 하면 나중에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주식 외에 부동산, 예금 등을 합해 모두 30억원 정도의 자산이 있는데 주식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산 중에 가장 저평가가 되어 있는 재산을 미리 증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주식은 변동폭이 크므로 크게 하락했을 때 증여하면 절세 효과가 높습니다. 다만 해당 주가가 장기 보유시 올라간다고 확신하는 경우에 한해야겠지요. 만약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올라가지 않거나 부실기업이어서 혹시라도 상장 폐지된다면 증여세 낸 만큼 더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소유 주식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줄 경우에는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반드시 증여세를 신고 및 납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납부할 증여세의 1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증여세 신고를 하려면 먼저 증여재산을 평가해야 합니다. 상장주식은 증여일로부터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간 최종시세가액의 평균액수로 평가합니다.
여기에 현재는 증여세율이 10 ~ 50%이지만 내년부터는 증여세율이 7 ~ 34%로 인하될 예정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증여재산 평가액이 5억원인 주식을 증여한다고 가정할 때 올해와 증여세율 인하 이후의 증여세를 각각 계산해보죠. 올해 증여를 하는 것보다는 증여세율 인하가 확정된 이후에 증여를 하면 무려 약 4,600만원의 증여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표 참조). 따라서 증여세율이 확실히 인하된 후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 증여를 한다면 증여세를 가장 적게 부담할 수 있습니다.
보유하던 펀드가 반토막이 난 경우도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주식처럼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이 좋은 절세방법이 됩니다. 다만, 펀드는 주식과 달리 증여 당일의 기준가격에 의해 평가를 합니다. 따라서, 증여세율 인하가 확정된 후 펀드의 기준가격이 충분히 하락한 시점에 증여한다면 증여세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보유하던 주식이나 펀드를 자녀에게 증여할 때에는 증여세 마련 방법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자녀가 본인의 자금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만약 부모가 이를 대신 내 준다면 이 또한 증여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세금마저도 부모가 내 줄 경우 부모로부터 이미 증여 받은 재산(주식 또는 펀드 등)과 세금 납부자금을 합산해서 보다 높은 증여세율을 적용 받게 됩니다.
따라서 자녀가 증여세를 직접 납부할 여력이 없는 경우는 증여를 해준 부모가 아닌 조부모 등 다른 가족으로부터 증여 받는 것이 대안입니다. 이 경우 이미 증여 받은 재산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계산하므로 세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습니다.
박상철 신한은행 PB그룹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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