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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 나선 재계/ '짜고 또 짜고' 자린고비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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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 나선 재계/ '짜고 또 짜고' 자린고비 경영

입력
2008.11.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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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불요불급한 비용은 줄이되 결코 예외 부서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T는 우선적으로 임원들이 이용하고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을 시장에 내다 팔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팔려고 해도 꽁꽁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속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예산과 투자를 줄이는 경영계획이 대세이고 임직원 임금을 동결하고 연말 성과급은 깎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외환위기이후 10년 만에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자린고비 정신이 부활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불황이 확산되는 상황에 맞춰 이달말 서울 서초동 신사옥으로 옮기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유선전화를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교체키로 했다.

인터넷전화는 인터넷 회선을 활용한 것으로 요금이 일반 유선전화보다 10~40% 저렴하다. 시스템 통합 업체인 LG CNS 에선 최근'컬러 출력 금지령'이 내려졌다. 각 층마다 고속 컬러프린터가 있지만 일부 외부용 문서 외엔 모두 흑백으로 출력하도록 한 것이다.

컬러 출력이 흑백보다 16배나 비용이 들기 때문. LG전자는 본사 사무실이나 지방의 공장은 물론 퇴근 후에도 기숙사에 거주하는 직원들로 하여금 한등 끄기와 컴퓨터 모니터 끄기 등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각 사업부에 내년 예산을 짤 때 올해보다 20% 이상 줄이라는 방침을 통보했다. 필요한 예산은 건들이지 않는 대신 소모성 경비, 마케팅 비용 등을 대대적으로 깎을 계획이다. KTF는 비용 10% 절감운동에 돌입했다. 재무담당 부서가 직접 원가 10% 줄이기 등을 내년 예산편성에서부터 통제할 계획이다.

업무성 해외출장은 인터넷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간식을 줄이는 회사도 등장했다. GM대우는 미국GM본사가 위기를 겪으면서 해외출장을 최소화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또 오후 3시 생산ㆍ사무직 사원들에게 빵과 우유를 무료로 제공해 왔는데 최근에는 사무직 사원에게는 주지 않고 있다.

내년 경영계획도 긴축경영 기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KT는 신규 사업 외에는 내년 사업부별 예산을 동결하거나 축소키로 결정했다. KT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통신장비 단가가 크게 오르는 등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긴축경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매년 경영실적에 따라 100~200% 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해왔지만 올해는 성과급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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