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법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이 12일 오전 8시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박 재판관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문교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재학 시절 한일어업분쟁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37세 때 영국 에든버러대로 유학, 42세 때 해양법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 하버드대 동아시아법률연구소에서 8년 간 해양법 연구에 전념했다.
박 재판관은 1970년대 들어 심해 자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유엔이 82년 해양법협약을 체결하기까지 국제사회의 논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 해양국이면서도 유엔에서는 정식 회원국이 아닌 옵저버에 불과했던 한국의 지위를 한 단계 높였다. 그는 이때 국제적으로 실력과 영향력을 인정받아 96년 해양관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 재판관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고 2005년 9년 임기의 재판관에 재선됐다.
박 재판관은 이외에도 국제해양법학회 회장, 국제법학회 회원, 고려대ㆍ건국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박 재판관 유족에게"박 재판관의 타계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 국제법학계의 커다란 손실"이라는 내용의 조전과 조화를 보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신각수 외교부 2차관은"박 재판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법 학자로서 새로운 국제 규범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며 "독도 영유권, 한일어업협정 등 한국의 해양 정책을 입안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고인의 공로를 기려 국민훈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필례 여사와 장녀 지원(미국 거주), 차녀 경원(주한 영국대사관 근무)씨 등 2녀가 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장지 대전국립묘지.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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