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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 비평] 방송광고 구조, 바뀌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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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 비평] 방송광고 구조, 바뀌어야 할 때

입력
2008.11.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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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상파 방송3사가 초비상사태라고 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방송광고시장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어 왔지만, 급기야 하반기 들어 경제가 나빠지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판매율이 60%, 아니 50% 이하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3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지만 방송광고 급감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현상이라는 데서 위기의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광고시장을 급속히 흡수해가고 있고, 각 산업영역이 독과점화되면서 이른바 독점기업들이 국내광고 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 우리 광고시장은 광고 효과보다 기업들의 '안전판 수단'으로 성격이 변질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융파동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는 우리 방송광고시장을 더욱 급박하게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근 광고시장 규모 급감은 방송시장의 본격적인 구조개편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광고시장과 관련된 우리 방송구조의 문제점들을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방송광고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변화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들이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온 중간광고나 간접광고 등도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광고는 가급적 적을수록 바람직하다는 원론적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재의 지상파 방송광고 시간만이라도 최대한 판매할 수 있는 제도 개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즉, 지금과 같은 독점적 광고판매 구조를 벗어나 제한적이나마 경쟁체제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광고시간이라는 상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사업자들의 의지를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방송시장의 재원을 다원화하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우리 방송정책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모든 매체의 주요 재원을 광고로 묵인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고를 재원으로 하겠다는 뉴미디어들은 한번도 대안적 매체로 성장하지 못했다.

도리어 광고를 주 재원으로 하는 사업전략 때문에 유료방송시장은 제대로 생성조차 되지 못하고 왜곡된 저가시장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향후 광고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수신료, 시청료 등 재원구조를 적극적으로 다양화해야만 한다.

셋째, 광고수익 악화로 위기에 봉착했다는 방송사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지난 30년 이상 지상파 방송사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사회적 권력을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른바 진입장벽으로 보호된 독점사업자의 독점적 광고판매 구조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독점시대 때 형성된 비대해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초경량 구조로 최대의 경쟁력을 생산해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누차 지적되어왔던 과도한 인건비 구조, 외부화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경제 악화와 방송광고시장 급감은 어쩌면 그동안 벽에 부딪쳐 난관에 봉착해 있던 방송 구조개편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지금 가장 현명한 대처방법은 철저한 자기반성 위에 위기를 돌파하려는 능동적 자세를 갖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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