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장 상황에서는 소문 하나가 끼치는 영향력도 엄청나다. 사실과 달라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은 갖고 있던 주식을 내던지고 결국 주가는 폭락한다. 물론 그런 위기를 견뎌내고 다시 일어서는 일 역시 쉽지 않다.
그러기에 지난 주 C&그룹 주들의 상승세는 더욱 돋보였다. C& 그룹주들은 자산 일부 매각에 따른 유동성 개선 기대감으로 강세를 기록했다. 불과 1주일 전 워크아웃 소문에 시달리며 연속 하한가를 맞고 지난달 말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이 속출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특히 진도에프앤은 지난해 무산됐던 인수협상이 재개되면서 C&그룹으로부터 벗어나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6일 연속 상한가의 기염을 토했다. C&그룹은 지난해 11월 진도에프앤의 주식 330만주를 매각키로 하고 기원실업, 보해양조, 코아에프지 등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국내외 펀드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냈고, 다음주 중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크라운 제과의 급등세도 눈에 띄었다. 우리증권 이주호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빙그레가 크라운제과의 전환사채(액면가 210억원 가량)를 사들이며 빙그레가 2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며 "크라운제과가 보유 중인 해태제과 빙과부분 과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주가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인수한 전환사채를 전량 주식으로 바꿀 경우 빙그레는 크라운 제과의 지분 21.29%를 확보한다.
키코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어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태산엘시디의 강세도 돋보였다. 정부의 키코 손실 지원소식과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심리 가 살아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환율이 일시 급락했다고 키코 관련주를 무작정 긍정적으로 보는 건 위험하다. 환율이 고점과 대비해서 떨어졌다고 하지만 아직 상반기말 기준 환율(1,040원대)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상태라 키코 예상 손실이 줄어들 뿐이지 이익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산업은 정부의 11ㆍ3 대책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하락으로 대형건설 주들이 한꺼번에 급등 했음에도 홀로 하락세를 보였다.
우리증권은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시황에 민감한 주택사업 비중이 62.7%로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현재 건설업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분양 문제에도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미분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제2, 제3의 신성건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도움말=우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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