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매년 벌어들이는 수십억 달러의 관광수입으로 새 국토를 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치러진 몰디브 최초의 민주적 대선에서 30년 집권의 마우문 압둘 가윰 대통령을 꺾고 정권교체를 이룬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을 하루 앞두고 10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세계 해수면의 높이가 2100년까지 59㎝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1,200개의 산호섬으로 이뤄진 몰디브는 영토의 대부분이 해발 1.5m 미만이어서 전국토가 수몰의 위기에 노출된 상황이다.
나시드 당선자는 "전세계적 차원의 기후변화를 몰디브의 힘만으로 막을 수는 없는 만큼 국토가 물에 잠기는 상황에 대비해 국민이 이주할 새로운 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국토를 마련한 것과 같으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보험과도 같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미 여러 국가와 시작했으며 일부 국가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몰디브와 기후, 문화가 비슷하고 거리가 가까운 인도와 스리랑카가 우선 협상 대상이지만 호주 등도 고려 대상이라고 나시다 당선자는 덧붙였다. 그는 "국토 매입을 위해 관광 수입을 바탕으로 국부펀드를 조성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가윰 현 대통령에 반대하며 반정부 활동을 하다 스물 세 차례나 투옥되고 고문까지 당했던 나시드 당선자는 "나를 고문한 사람들을 모두 용서했으며 같은 처지의 다른 민주 인사들도 내 뜻을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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