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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실물 뇌관'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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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실물 뇌관' 터지나

입력
2008.11.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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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의 불길이 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면서 미국 기업들의 줄도산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사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의 주식값어치가 충격적인 ‘0’로 평가됐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가전 유통사인 서킷시티는 끝내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위기 폭풍이 다시 파괴력을 강화, 월스트리트(금융)와 메인스트리트(실물)를 휩쓸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 위축→내수 침체→기업 파산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실물경제위기는 국내 업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GM대우는 수출위축으로 다음달 이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키로 했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의 대미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GM 주가는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23%나 추가 폭락한 3.36달러로 거래를 마감, 60년만에 최저가로 추락했다.

도이치뱅크는 “GM의 현금보유액이 다음달 50억달러 밑으로 떨어져 내년 1월 만기도래하는 채무를 갚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유보(hold)’에서 ‘매도(sell)’로 조정하고, 주당 4달러였던 목표주가도 0달러까지 낮췄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 “위기에 처한 미 자동차산업을 위한 긴급 구호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지원책 조기마련도, 회생 가능성도 모두 불투명해 보인다.

미국 2위 가전유통업체 서킷시티는 이날 버지니아 리치몬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제출했다. 6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온 서킷시티는 지난 주 700여개 매장 중 20%를 폐쇄하고 7,000명을 감원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했지만, 결국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대표적 내구재 산업인 자동차와 가전부문의 몰락은 미국내 민간 소비가 사실상 결빙상태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스타벅스도 4분기 순이익이 1년새 9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제 커피 한잔 마시는 비용까지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세계적 택배업체 DHL은 미국내 특급우편 사업에서 철수하고 9,500명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으며 가전업체 월풀, 휴대폰제조업체 모토롤라, 제약업체 머크 등도 감원을 발표하는 등 미국 내 기업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내수위축은 대미수출 의존도 높은 국내기업에도 상당한 타격을 안겨줄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전자 섬유 등 주력업종에 집중 피해가 우려된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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