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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건축물 185개 설계한 故 알빈 슈미트 신부 선종 30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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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건축물 185개 설계한 故 알빈 슈미트 신부 선종 30주년 기념전

입력
2008.11.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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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성당, 병원 등 가톨릭 건축물 185개를 설계한 독일인 신부가 있다.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연합회의 알빈 슈미트(1904~1978) 신부는 1958~78년 20년 동안 수많은 성당을 지어 한국 성당 건축의 근대화와 토착화에 기여했다. 왜관성당, 김천 지례성당, 부산 구포동성당, 전주 다가동성당, 인천 산곡동성당, 서울 구로3동성당 등 성당(경당, 공소 포함)만 무려 122곳이다.

알빈 신부의 선종 3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건축업적을 조명하는 '알빈 신부의 생애와 건축' 전시회가 16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우푸르지오밸리에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주최, 천주교주교회의 문화위원회 후원으로 열린다. 17일 오후 3시에는 가톨릭미술가회와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도 열린다.

뮌헨대학 등에서 미술을 전공한 알빈 신부는 사제 서품 1년 후인 1937년 한국인이 많이 살았던 만주 옌지(延吉) 교구로 파견돼 간도 지역에서 선교사로 일했다. 당시 한국인 신자들을 위해 상여마차를 설계하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진 돈화성당, 명월구성당, 연길성당을 설계했다.

1949년 추방돼 독일에서 중학교 미술교사로 있던 알빈 신부는 한국에 있던 독일 신부들의 요청으로 평화동성당(1958), 점촌동성당(1959), 가은성당(1960)을 잇달아 설계해 좋은 평가를 얻었고, 1961년 한국으로 와 왜관수도원에서 본격적으로 성당 설계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적 상황에 맞는 건축에 고심했고, 땅을 변경시키지 않고 주변 대지와 잘 조화되는 독창적인 설계라는 평가를 얻었다.

성당 건축의 전형적인 고딕 양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지붕 형태와 접목을 시켰으며, 마을 중심에 높이 솟아 주변을 압도하는 성당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겸손한 형태의 성당 건축을 선호했다. 교회가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의 집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묻혀져 있던 알빈 신부의 업적은 가톨릭 내에서도 최근에야 조명을 받기 시작, 올해 2월에는 가톨릭미술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전시회를 준비 중인 김정신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알빈 신부가 설계한 건축물은 아름답고 기능적이고 편리해 지금도 90% 이상이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초기 작품은 근대문화재로 등록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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