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노승권)는 11일 신세계백화점 허모(48) 부사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허 부사장은 이주성 전 국세청장이 뇌물로 받은 아파트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할 수 있도록 자신의 처남 명의를 빌려준 혐의(범죄수익은닉)를 받고 있다.
허 부사장은 또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하자 이 아파트를 돌려줄 수 있도록 자신의 장인에게 14억 원에 팔아주는 등 이 전 청장의 뇌물 은닉에 적극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 부사장은 이 전 청장과 1995년 경남 사천 향우회 모임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 전 청장이 차명계좌를 만들 수 있게 명의를 빌려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 수사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이 계좌를 조사했지만 허 부사장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해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 부사장이 아파트 명의를 빌려달라는 이 전 청장의 부탁을 받을 당시 이미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할 것을 알았다고 자백했다"면서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처벌은 받겠지만 그 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청장에 대해 20억원대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이 자신과 관련된 모든 혐의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허씨와 구속된 건설업자 기모씨, 프라임그룹 백 회장 등의 진술이 모두 일치해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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