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또 연장, 그리고 다시 연장. 프로농구(KBL) 정규시즌 사상 세 번째로 3차 연장 경기가 나왔다. 무대는 11일 전주실내체육관. 명승부의 두 주연은 KCC와 KT&G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은 '진짜 주인공'은 KCC였다.
KCC가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시즌 KT&G전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보기 드문 혈투 끝에 98-9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을 달린 KCC는 이날 경기가 없던 동부(4승1패)를 제치고 5승1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3승2패가 된 KT&G는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야구로 치자면 '무박 2일' 끝장 승부였다.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3차 연장이 펼쳐지기는 97년 11월19일 대구 오리온스-SK전, 2003년 12월25일 울산 모비스-오리온스전에 이어 세 번째. 선수들은 녹초가 됐고, 팬들은 연방 손에 밴 땀을 옷에 닦아냈다.
첫 번째 드라마는 KCC 임재현(8점 5어시스트)이 썼다. 임재현은 4쿼터 종료 9.3초 전 정면 3점슛으로 75-75를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두 번째 극적인 순간은 KT&G 양희종의 손에서 나왔다. 80-80이던 1차 연장 종료 직전. 양희종은 좌중간에서 날아올라 회심의 슛을 던졌고, 백보드를 맞은 공은 유유히 림을 갈랐다. 버저 비터가 인정되면 82-80, KT&G의 승리로 끝날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진은 '노 바스켓'을 선언했다. 백보드의 불빛은 공이 손을 떠난 뒤 들어왔지만, 그 전에 이미 버저가 울렸다는 것. 결국 승부는 2차 연장까지 갔고, 종료 2.6초 전 터진 KCC 마이카 브랜드(32점 21리바운드)의 투핸드 덩크슛으로 다시 86-86으로 3차까지 이어졌다.
최종 무대에서 브랜드는 종료 55초 전 터닝슛으로 92-89를 만들었고, 13.9초 전 자유투로 96-92를 만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신기록을 작성한 브랜드는 연장에만 16점을 몰아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편 KT&G는 1차 연장 종료 직전 양희종의 슛이 '노 바스켓'으로 판정된 데 불복, KBL에 제소하기로 했다.
전주=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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