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항해 도중 소화장치 고장으로 20명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 핵잠수함을 인도가 구입키로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인도의 핵잠수함 보유는 군비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 파키스탄 중동국가 등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와 베도모스티는 10일 러시아가 사고가 난 아쿨라급 잠수함 네르파를 내년에 인도로 넘길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임대료 6억5,000만 달러를 받고 10년 동안 임대키로 한 것인데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인도가 잠수함을 구입할 수도 있다고 이들 신문은 전했다. 인도는 1988~91년에도 핵잠수함 한 대를 구 소련에서 임대한 적이 있다.
수리시 메흐타 인도 해군 참모총장은 "인도는 러시아와 핵잠수함 2대를 구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 일단 한 대를 넘겨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 해군은 러시아에서 구입키로 한 잠수함에 이미 '샤크라'(Chakra)라는 이름까지 지어놓았다. 네르파는 당초 지난해 8월 인도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됐고 이번 사고로 인계 시기가 다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아쿨라급 잠수함은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사정거리 3,000㎞의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조용히 움직이지만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평가 받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인도가 핵잠수함까지 갖게 되면 인도양의 석유수송로를 장악하려는 중국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잠수함 구입에는 현재 자체 건조중인 핵잠수함 출항을 대비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승무원을 교육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인도 일간지 익스프레스는 네르파가 내년 8월 인도로 이동하며 승무원들은 이 달 중 러시아로 건너가 교육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네르파의 사고 원인으로 소화장치 고장 이외에 적정 인원인 73명을 훨씬 넘는 208명이 탑승한 것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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