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국내 자동차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의 주문량이 줄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공장 가동 중단, 근무시간 축소, 나아가 인력구조조정과 자산매각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GM대우는 내달 하순부터 열흘 정도 부평ㆍ군산ㆍ창원 등 전 공장에서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GM대우 측은 "이달 말에 12월 수출물량을 미리 받아서 생산량을 결정하는데,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내달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M대우가 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2002년 회사 출범 후 처음이다.
GM대우의 이 같은 방침은 수출 물량 감소와 재고 증가 때문이다. GM대우는 연간 생산물량(약 90만대ㆍ작년 기준)의 89%(80만대) 를 수출하는데,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GM대우는 이미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 내년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희망퇴직 실시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량이 32%가량 급감한 쌍용차의 경우에는 잉여인력 350명에게 유급휴직을 주는 방식으로 이미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다. 잉여인력 중 일부에 대해서는 희망퇴직도 받고 있고, 현금 확보를 위해 평택공장 인근 유휴부지를 매각했다.
수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르노삼성은 당장 감산 조치는 없지만, 최근 내수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생산라인 속도조절을 통해 물량축소를 검토중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회사인 현대ㆍ기아차는 아직 감산과 감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줄고 있어 장기적으론 생산감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타이어업계에도 불똥을 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연봉 10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타이어의 핵심 재료인 타이어 코드를 생산하는 효성의 경우, 아직까지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판매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출 감소가 본격화될 경우에는 국내 자동차업계는 물론 전후방 연관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간접고용까지 포함해 400만명의 일자리가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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