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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 개혁 속도 놓고 오바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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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 개혁 속도 놓고 오바마 '고민'

입력
2008.11.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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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Big-bang)식 급진적 개혁이냐 실용을 우선한 점진적 개혁이냐를 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고민에 빠졌다. 참모진 역시 "금융 위기는 세금, 교육, 의료보장 개혁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기회"라는 의견과 "재정적자 해결이 우선이니 점진적인 개혁을 취하자"는 두 가지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오바마의 경제 자문단인 로런스 서머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은 급진적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오바마 정부는 포괄적인 사회ㆍ경제적 개혁을 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오바마의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서머스와 루빈 역시 빅뱅식에 기울어 단기적인 경기부양책과 함께 대대적인 공공 투자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팀 지도층이 빅뱅식 개혁을 지지하는 것은 빌 클린턴 정부 당시의 실패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대통령은 의료보험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1992년 취임 후 재정적자 감소 문제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에 미루다 결국 개혁을 흐지부지 만들었다.

때문에 빅뱅 옹호자들은 대통령의 취임 직후 공약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놓치면 기회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빅뱅식 포괄적 개혁이 현실적으로는 그리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좌진은 뉴욕타임스(NYT)에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누구나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라며 "자신도 프랭크 루스벨트나 린든 존슨 등 특출한 대통령처럼 대대적인 개혁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민주당 일각에서는 "두 전략의 균형을 맞춰 경제정책은 대담하게 실행하되 나머지 개혁은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도 있다.

오바마 당선자 역시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 속에서 공약의 일괄 추진은 무리임을 알고 있다. 오바마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순위를 정하자면 중산층 감세, 에너지, 의료보험, 세금, 교육 순"이라고 말해 개혁의 우선순위 정하기에 골몰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미 의회를 통과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은 차기 정부의 재정적자로 고스란히 넘어와 내년도 적자 규모는 올해의 두 배 수준인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T는 "오바마가 정말 1,500억달러를 대체 에너지 개발에 투입하고 1,000억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의료보장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워싱턴 정가에서도 오바마의 경제개혁 속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NYT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빅뱅식 접근은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출신으로 선거운동 기간 중 오바마를 지지했던 짐 리치 전 하원의원도 NYT에 "수년간 민주당이 주장해온 개혁은 오바마 취임 이전에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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