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글로벌 증시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는 미국의 대선 결과였다. 결국 민주당 오바마 후보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발 빠른 대처를 희망하는 투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기대감의 선(先)반영에 따른 차익매물 물량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는 이번 주에 있을 신정부 내각 구성 가능성과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며 상승 마감했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 신정부 탄생과 행보를 같이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연기금의 주식매수 자금 유입 그리고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바쁘게 시장을 안정시키는 모습이었다. 그 외 미국 신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쌓아 국민정서를 안정시키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주식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많은 외환보유액과 연기금의 자금을 사용했다는 점과 미국 경제지표(고용 소비 부동산 등)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 아울러 미국 최대 금융사인 AIG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추가자금을 지원 받을 계획이라는 점 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즉 여전히 투자심리를 안정시킬만한 펀더멘털의 변화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900선 부근을 저점으로 1차 반등을 시도했고, 각국 정부가 경제ㆍ증시안정화 대책 마련과 금리 인하 동조화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미 신정부가 향후 내놓을 강력한 경기회복 및 안정화 대책에 대한 기대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대책을 통해 실제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느냐에 있다. 지난 3분기 -0.3%였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미국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음을 기정 사실화할 것이다. 이 경우 수출판로가 막히게 되는 우리나라는 올 4분기 실적이 지난 3분기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정책 효과와 연기금의 자금 유입 및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증시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분이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와 기업들의 펀더멘털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다 커버할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금주에도 정책상의 기대감이 증시에 나타날 수는 있지만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판단된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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