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는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윌리엄 왕자가 개인적인 용무로 다섯 차례나 대형 군헬기를 사용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미래 국왕으로서의 자질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4월 윌리엄 왕자는 대당 1,000만 파운드(약 210억원)를 호가하는 치누크 헬기를 몰고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의 집 마당에 내린 사실이 폭로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데일리 텔레그래프 온라인판은 10일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입수한 군 내부문서를 인용, 윌리엄 왕자가 무단으로 헬기를 조정한 경우가 한 두 차례가 아니라 무려 다섯번이나 된다고 보도했다.
내부문서에 따르면 윌리엄 왕자는 사촌 피터 필립스를 위한 총각파티와 친지의 결혼식에 갈 때도 치누크 헬기를 몰았다. 뿐만 아니라 윌리엄 왕자는 아버지 찰스 왕세자의 하이그로브 별장까지 헬기를 몰고 날아갔으며 샌드링엄에 있는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저 상공을 비행한 적도 있다.
더욱 문제는 윌리엄 왕자는 이렇게 모두 사적으로 헬기를 사용하면서도 매번 직속상관에게 조차 이런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윌리엄 왕자의 군기문란 행위로 관련된 장교들이 조사와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왕자의 상관들은 항상 그가 정상적인 비행훈련과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만일 당시의 상황을 알았다면 강력히 제지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내부문서는 4월2일부터 11일까지 계속된 무단비행을 포함한 윌리엄 왕자의 아홉 차례 헬기 조정 훈련에 총 8만6,434파운드(약 1억8,150만원)의 세금이 쓰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도에 대해 국방부와 찰스 왕세자의 궁인 클래런스 하우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국방부는 윌리엄 왕자가 동생 해리 왕자를 데리고 치누크 헬기로 총각파티에 간 것은 그의 조정기술을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내부문서에서는 윌리엄 왕자가 소속된 기지의 사령관인 앤디 터너 대령에게 정확한 비행 이유에 관해 함구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장교들도 윌리엄 왕자의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관련 비행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윌리엄 왕자의 '기분풀이 조종' 때문에 위관급 장교 1명이 '판단 착오'에 대한 심문을 받았고 두 명의 소령이 '감독 의무 소홀'로 견책 처분을 당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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