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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화 사업 이달 말 착수/ "옛 종묘광장엔 실개천 흐르고 다리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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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화 사업 이달 말 착수/ "옛 종묘광장엔 실개천 흐르고 다리가 있었을까"

입력
2008.11.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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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광장이 이달말부터 성역화 사업에 착수해 새 관광명소 겸 문화유산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역사ㆍ문화유산 보존과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종묘광장 성역화 사업을 11월말께 본격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종묘광장에서의 각종 불법 상행위를 근절하고, 주변 문화재를 복원하는 등 2010년까지 42억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1단계로 올해말까지 성역화사업의 무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단속요원을 상설 배치해, 노점상과 노래방을 철거하기로 했다. 또 성역화의 핵심인 종묘광장내 문화재를 복원하는 2단계 사업은 내년부터 2010년까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시는 이에 따라 종묘광장과 인근 피맛골(서민들이 양반을 피해 다니던 길이 난 마을) 일부, 옛 시전지구(조선시대 상가지역) 등을 발굴조사해 복원, 보존할 계획이다.

성역화를 위한 발굴조사는 기존 주차장, 무료급식소, 공원 등으로 조성된 종묘광장과 그 일대를 고증으로 재구성해 예전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30여명 규모의 조사단은 현재 종묘 정전(본관)에서 외대문(정문) 까지만 나 있는 어도(御道ㆍ임금이 다니던 길)가 예전에는 종로광장까지 이어져 있었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18세기 중반 의정부와 육조 등 도성내 관아 위치가 매우 자세히 기록된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에 따르면 현재 종묘광장에는 예전에 실개천(금천)이 흘렀으며 그 위에는 왕이 종묘로 가기 위해 건너야 했던 종묘전교가 있었다.

또 종묘광장에 복원된 하마비(下馬碑ㆍ종묘를 찾은 임금이 말을 내린 곳을 가리키는 표지석)와 어정(御井ㆍ임금이 마시는 우물) 앙부일구(仰釜日晷ㆍ해시계)의 위치도 현재와 달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역사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종묘 인근 지하에 주차장이 건설돼 있어 발굴조사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 동안 단 한 차례의 발굴조사도 없었던 만큼 이번 조사를 통해 예전 시설물들의 옛 구조를 파악하고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시는 또 종묘광장 발굴조사 결과 대규모 조사가 불가피할 경우 피맛골 일부와 옛 시전지구 등의 발굴조사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발굴조사 지역이 재개발 진행 지역 등과 맞물릴 수 있는 만큼 발굴조사 전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발굴조사 등을 위해 이미 지난해 팔각정과 무료급식소 등은 우선 철거했다"며 "1차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는 올해 말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종묘광장 성역화 사업에 대한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종묘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왕가의 사당으로 왕과 왕비, 공신이 각각 83위씩 모셔져 있다.

1394년(태조3년) 건립 후 1592년(선조25년)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608년(광해군 즉위년) 중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63년 사적 제125호로 지정된 이후 종묘는 1995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팔만대장경,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어 2001년에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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