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으로 과연 한미 외교라인 간 호흡이 맞을지 관심이다. 일단 인맥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책 내용을 놓고 보수 성향의 한국 정부와 상대적 진보 성향의 미국 정부 간 불협화음이 커질 수 있다.
한국 외교안보라인은 미국통이 주도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86년 주미대사관 참사관을 거쳐 96년 미주국장을 지낸 미국통이다. 특히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시절인 98년부터 2001년까지 주미대사관 2인자인 정무공사를 지내 민주당쪽과 인연이 깊다.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존 케리, 리차드 루거 상원의원과 북한통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등도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다.
유 장관은 일단 12월 초 미국을 방문, 오바마 인수위 측 인사와 한미관계 및 대북정책 전반을 조율할 예정이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민주당도 북미대화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 필요하면 힘을 쓴다는 강한 외교(tough diplomacy) 전략을 갖고 있다"며 "북핵 폐기라는 목표는 같은 만큼 조율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 외에도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권종락 외교부 제1차관, 이용준 차관보 등도 북미라인 출신이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와 의사 소통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 차관은 지난달 오바마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인 안서니 레이크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한 바 있다.
또 위성락 장관특보 역시 북핵 협상 과정에서 클린턴 행정부와 인연이 깊어진 미국통이고, 장호진 북미국장 역시 미국라인의 차세대로 꼽힌다.
오바마 캠프에서는 한반도정책팀장인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이 주목대상이다. 황준국 외교부 북핵기획단장이 지난 주 방미, 그를 만났다. 그가 국무부와 부통령실, 백악관 등 어디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한국 파트너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차관보, 국가안보회의(NSC) 국장 출신 제프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외교안보 핵심으로 활약할 전망이어서 한국 외교부가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 인수위가 정권 교체기에는 앞에 나서지 않는 원 프레지던트(one president) 전통이 있는 만큼 내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전까지는 국무부, 인수위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협의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미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선제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는 한국 정부 간 엇박자도 우려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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