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첫 한인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뉴질랜드에서 20여년 동안 방송활동을 해온 멜리사 리(42ㆍ한국명 이지연)씨가 국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한인 이민자로는 처음으로 뉴질랜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
이씨의 국회 진출은 20년이 채 안 되는 본격적인 뉴질랜드 한인 이민사에 큰 획을 긋는 쾌거로 평가된다. 또 1992년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창준씨에 이어 다른 나라에 정착한 한인으로 그 나라 중앙 정치무대에 발을 들여놓는 두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또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 열한 살 때 부모를 따라 말레이시아로 건너간 이씨는 이후 호주 디킨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한 뒤 뉴질랜드에 정착해 TV에서 방송 진행자 등으로 활동했다. 총선을 앞두고 이씨를 정치권에 영입한 국민당은 방송 저널리스트로서의 이씨의 경험과 기여를 무엇보다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전 세계의 한인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아 무척 기쁘다”며 “대한민국의 딸로서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뉴질랜드 정치권에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전국을 돌며 코피가 터질 정도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며 “유권자를 만나 연설할 때마다 반응이 너무 좋아 힘든 줄 모르고 선거운동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 여성 정치인이 외국의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는 게 처음이라며 전 세계의 동포들로부터 격려가 이어졌다”며 “그럴 때 마다 커다란 감동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씨 이외에도 지역구에서 당선된 팬시 웡(중국), 칸왈지트 싱 박시(인도) 등 3명의 아시아 출신 의원이 국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 노동당에서는 아시아 출신으로 레이몬드 후오(중국)와 아쉬라프 초우더리(파키스탄) 등이 당선됐으나 노동당 비례대표로 나섰던 한인 크리스 유 후보는 아깝게 탈락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2명의 한인을 비롯해 10명이 넘는 아시아 출신들이 출사표를 던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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