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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의 감독 잭 스나이더 '왓치맨' 들고 방한/ "고뇌 어린 슈퍼히어로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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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의 감독 잭 스나이더 '왓치맨' 들고 방한/ "고뇌 어린 슈퍼히어로 기대를"

입력
2008.11.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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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웃으면서 극장을 떠나게 하자는 생각이 할리우드에 만연해 있습니다. 나는 관객들이 영화를 본 후 몇시간이고 며칠이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왓치맨'을 보고 현재의 국제정세를 분석하고 다시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만화 같은 영상미로 지난해 300만 국내 관객의 마음을 뺏었던 영화 '300'의 잭 스나이더(42ㆍ사진) 감독이 내년 3월 개봉 예정인 신작 '왓치맨(Watchmen)'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왓치맨'은 만화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동명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ㆍ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 같은 만화)을 실사로 옮긴 작품. 할리우드에서 내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1985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고뇌어린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그린다.

'300'에 이어 잇달아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스나이더 감독은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매체"라며 만화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강조했다. "어머니가 실수로 성인만화 '헤비메탈'을 정기구독하게 되면서 나는 12세 때 만화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섹스와 폭력 장면이 얼마나 난무했던지 다른 만화는 영 시시해지더군요. '다크 나이트'와 '왓치맨'이 발간되고 나서야 다시 만화에 관심을 두게 될 정도였습니다."

광고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던 스나이더 감독은 '왓치맨'의 메가폰을 들게 된 것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부담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왓치맨'은 창의력이 뛰어난 걸출한 감독 테리 길리엄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폴 그린그래스 등이 20년간 도전했다가 별 소득 없이 물러난 작품"이라며 "심리 묘사가 뛰어난 원작을 워낙 좋아해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상당히 떨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이언 맨'과 '다크 나이트' 등 슈퍼 히어로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시대적 상황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슈퍼 히어로 영화는 현대인이 직면한 사회적 갈등을 현재적 신화로 풀어내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크 나이트'처럼 진지한 장르 영화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왓치맨' 개봉 이후엔 단순한 흥밋거리 위주의 슈퍼 히어로 영화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나이더 감독은 "이번에도 참 연기를 잘한 듯하다"며 아들 엘리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았다. 엘리는 '300'에서 스타르타쿠스 왕 레오니다스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왓치맨'에선 슈퍼 히어로 로어셰크의 어렸을 적 모습으로 등장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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