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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특강 나선 '영원한 라이벌' 두 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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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특강 나선 '영원한 라이벌' 두 대학 총장

입력
2008.11.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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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보다 '쪼끔' 더 앞서가고 '쪼금' 더 나은 연세대에서 강연할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하하"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10일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 연세대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최근 '영원한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 측이 양교 총장들의 교차 특강에 합의한 데 따른 것. 이 총장은 원고 없이 즉석에서 1시간 동안 강연을 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 동안 두 대학 총장이 상대방 대학에서 강연을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비슷한 주제로 잇따라 교차 특강이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도 다음달 3일 고려대를 '답방'해 리더십과 관련한 특강에 나선다.

재학생과 교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특강에서 이 총장은 '고려대의 국제경쟁력 있는 명품 인재 교육'을 주제로 변모해가는 고려대의 글로벌 인재 교육을 소개하고 '명품 인재'를 키우기 위한 지원방안 등을 설명했다. 이 총장은 "전공 지식도 중요하지만 남을 배려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지식을 터득해야 한다"며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세계를 아우르고 나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인성 교육과 영어 강의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고려대 학생들이 연세대 학생보다 뛰어난 점을 묻자 이 총장은 "흔히들 두 사람만 모이면 모임이 된다고 하는데 이것을 국제화시키고 싶다"며 고대 학생들의 결속력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연세대생의 단점에 대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같이 술 먹으러 갔을 때 술값을 내는 속도가 고대보다 느리지 않느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고려대를 졸업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총장은 이 대통령이 고려대의 인재상에 부합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꿈을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고대의 역사와 닮았다"고 대답했다.

양교는 총장들이 강의할 강당 규모 등을 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을 펼쳤다. 내달 3일 있을 연세대 총장 특강 준비에 한창인 고려대 측은 "김 총장이 강연 주제를 정하는 대로 연세대 규모를 능가하도록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장은 최근 고려대가 수시 전형에서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했다는 논란에 대해 "전형요강과 다르지 않았다"며 "언론이 우리 대학과 교육을 너무 낮춰 보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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