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의 경영기법 도입을 통해 '세정혁신'을 추진해온 국세청이 이번엔 '6시그마' 실험에 나섰다. 내년부터 6시그마 기법을 전 조직에 적용함으로써, 대망의 '불량과세율 제로'에 도전한다.
국세청은 10일 수원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한상률 청장을 비롯, 본청 간부와 전국 세무관서장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시그마 워크숍'을 갖고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6시그마란 경영상의 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의 원인을 분석해 제거하는 혁신 기법. 1980년대 모토로라가 창안했으나, 제네럴일렉트릭(GE) 잭 웰치 전 회장에 의해 널리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도 삼성 LG 등 굴지의 그룹들이 6시그마를 통해 품질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6시그마의 목표는 100만개의 제품 가운데 3.4개 미만의 불량을 허용하는 사실상 '무결점 품질수준'을 달성하는 것. 국세청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제품불량률 제로를 목표로 하듯이 세무당국은 과세불량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목표"라며 "6시그마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세불량이란 한 마디로 세금이 잘못 부과되는 것. 이는 과세후 납세자가 제기하는 심사, 심판청구, 소송제기 등에서 세무당국이 패할 때 확인된다. 국세청은 6시그마 기법을 통해 잘못된 과세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애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세청은 지난 6월부터 ▦농지의 자경처리기준 ▦위장 가공자료 처리방법 ▦부당행위계산 관련 사실판단 기준 등 그간 법적 분쟁이 잦았던 18개 과제를 선정, 6시그마 기법을 시범 적용함으로써 개선안을 마련해왔다.
이어 11월에는 세금고지 건별로 일일이 추적해 부과 담당자별로 자신이 부과한 고지건수 대비 과세불량률, 불복청구율, 품질순위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과세품질 평가 결과를 전체 국세 공무원별로 누적 관리해 인사, 성과보상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잘못된 과세(과세불량)'에 대해 지금까지는 개별 건별로, 직원문책위주로 대응해왔다면 앞으론 6시그마 기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근본적 해결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한상률 청장 취임 이후 다양한 민간경영방식, 특히 GE식 혁신경영기법을 속속 도입함으로써 세정개혁을 위한 실험을 계속해왔다. 국세공무원연수원의 교육내용을 GE의 인재개발교육기관인 '크로톤빌'식 프로그램으로 바꿨고, GE의 신상필벌형 인사모델인 '활력곡선'도 도입해 조직내 기강과 긴장도를 높였다.
한 청장은 "지속적인 세정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세정, 고객(국민)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세정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11일에도 간부 워크숍을 열어 '고객의 소리'(VOS)'를 세정에 반영하는 방안 및 민간기업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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