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아이콘' 이승엽(32ㆍ요미우리)이 20년 야구인생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승엽은 올 정규시즌에서 타율 2할4푼8리에 8홈런 27타점으로 지난 2004년 일본 진출 이후 가장 부진했고, 명예 회복을 별렀던 일본시리즈에서마저 18타수 2안타(0.111)에 삼진 12개를 당하며 비참하게 주저앉았다.
이승엽은 9일 일본시리즈 우승컵을 세이부에 내준 뒤 자책감에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선언했다. 이승엽을 궁지에 내몬 것은 하라 요미우리 감독의 생각이다.
하라 감독은 9일 경기가 끝난 뒤 "컨디션이 좀 더 좋은 선수를 기용한 게 당연했다. 내 실수이고 패인 중 하나"라며 이승엽을 6,7차전에 선발로 출전시킨 것을 패인으로 분석, 이승엽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10월 왼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은 이승엽은 올해 초 요미우리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가 곧바로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최종예선에서 타율 4할7푼8리 2홈런 12타점으로 한국의 본선행을 이끌고 팀에 복귀했지만 '올림픽 파워'는 온데 간데 사라졌고, 4월14일 2군으로 추락했다.
102일 만에 1군에 올라온 이승엽은 다시 올림픽 본선에 참가했다. 예선리그에서 부진했으나 일본과의 준결승, 쿠바와의 결승에서 결승홈런을 때리며 다시 건재를 알렸다. 이승엽은 두 번째 팀 복귀 후에는 달라지는 듯했다.
9월16일 요코하마전에서 생애 첫 1경기 3연타석 홈런, 9월27일 한신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요미우리의 13경기차 역전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도 홈런 2방에 4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이승엽은 세이부와의 일본시리즈에서 완벽하게 무너졌다. 상대 배터리의 철저한 코너워크와 볼 배합에 완전히 당했다.
2007년 요미우리와 4년 계약을 한 이승엽은 지난해 홈런 30개를 때리고도 연봉 5,000만엔(약 6억7,000만원)이 삭감됐다. 지금으로서는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삭감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4번 타자를 두고 경합을 벌였던 라미레스는 올시즌 홈런 45개를 때리며 맹활약했다. 2년 계약기간이 남아 방출까지는 생각할 수 없지만 내년 팀내 입지가 불안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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