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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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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찬밥신세

입력
2008.11.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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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가 찬밥 신세다. "나라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는 발언은 귓등으로 듣는 시대다. 감독이든 선수든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구대표팀 소집에 비상이 걸렸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네가 해라" 공방이 오가더니 결국 선수들도 하나 둘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있다.

박찬호(LA 다저스)는 지난달 31일 귀국 인터뷰에서 "선발 경쟁 때문에 WBC 참가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요미우리)은 9일 일본시리즈 7차전 후 "남은 계약기간 동안 요미우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태극마크를 고사했다.

대표팀 사령탑인 한화 김인식 감독이 WBC 코칭스태프로 지목한 일부 감독들도 "건강이 좋지 않다", "구단 사정상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 태극마크는 병역특례용

대표선수로 뽑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엄청난 혜택이 따른다. 병역특례 혜택과 함께 금전적으로도 큰 보상을 받는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총 20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됐고 병역특례 혜택도 주어졌다. 그러나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대표팀에 단골로 선발됐던 한 선수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나니 솔직히 대표팀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감독들의 경우 소속팀 성적이 재계약을 결정하는 열쇠인 만큼 대표팀 발탁이 내키지 않는다.

■ 유명무실한 규정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대표팀 운영규정 제1조 2항에는 'KBO 기술위원회가 선임한 감독, 코치, 인스트럭터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소집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특별한 사유'는 만들기 나름이고, 정 없으면 '건강이 좋지 않아서'라고 하면 된다. 요즘 들어 유독 아픈 사람이 많은 이유다. 아프다는데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축구에서는 부와 명예의 지름길

축구의 경우 '태극마크=부+명예'이다. 태극마크를 달면 구단에서 두둑한 연봉을 보장 받는다. 또 국가대표 경기인 A매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해외 진출에도 엄청나게 유리하다. 야구와 달리 축구에서 태극마크가 절대 가치로 여겨지는 이유다. 물론 이미 '뜻'을 이룬 일부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가워하지 않기도 한다.

■ 농구, 배구의 경우

농구 배구에서는 '아시안게임 시즌' 때만 태극마크가 각광 받는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올림픽 예선 등 나머지 국제대회에서는 대체로 찬밥이다.

베이징올림픽 때 남자농구 배구는 아시아 예선 통과도 못했을 만큼 세계무대와 현격한 실력차를 드러냈다. 한 농구선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1982년 뉴델리대회 이후 20년 만인 2002년 부산대회 때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태극마크를 달아도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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