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을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강수량이 적어 물 부족은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뭄 때는 물은 보석이나 황금보다 더 귀한 존재가 된다.
미국인들이 서부의 황금을 찾아 나선 19세기가 골드 러시(Gold Rush) 시대이고, 20세기가 블랙 골드(Black Gold) 시대라면 21세기는 블루 골드(Blue Gold)의 시대다. 19세기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금을 채취하기 위해 서부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한때 서부에서 물 한 잔 사먹는 데 100달러가 들 정도로 수자원은 귀했다.
'블루 골드'는 1999년 캐나다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내셔널 포스트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20세기는 블랙 골드인 석유가 국가의 부를 판단하는 재원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물, 즉 수자원의 존재가치가 다른 자원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이 희소자원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많지만 이용 가능한 담수는 2.5%에 불과하며, 21세기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급격한 인구 증가로 물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 보도에 따르면 서유럽 북미지역처럼 환경을 중시하는 선진국에서 병물 판매가 줄어드는 사실은 병물 소비가 실제로는 환경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병물을 제조ㆍ운반하는 과정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등과 같은 환경보전 단체들은 병물의 제조, 운송 및 소비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손상을 끼치고 있다면서, 석유화학 제품인 페트병의 제조와 소비 후의 처리, 운반 등에 따른 탄소의 소비 증가는 지구 전체적으로 환경에 더 부정적이며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병물 판매는 선진국에서는 감소 추세이나 개도국과 후진국에서는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쉽게 접할 수 없어 반대로 사용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맑고 풍부한 물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기호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가 조사한 식수 음용실태에 따르면 수돗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비율이 약 86.8%(끊여서 43.5%, 정수기로 정수하여 41.9%, 그대로 1.4%)이며, 생수 음용이 7.8%, 약수 및 우물물이 5.0%, 기타 등이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수돗물이 보급된 지 100년이 되는 해로, 2006년 12월을 기준으로 국민의 91.3%인 4,500만 명이 공급 받고 있다. 특히 100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수자원기술 수출까지 시작했으며, 매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가에서 선진화한 광역상수도 및 수자원시설 관리기술을 배우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우리의 광역상수도 시스템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훨씬 강화된 250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선진 수돗물 기술은 세계 최고의 코리아 브랜드 수자원을 만들고, 진정한 의미의 푸른 황금인 '블루 골드'가 되어 환경 보전의 가치를 돌려줄 것이다.
20세기 산업화를 통해 자동차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유전을 발견해 큰 돈을 벌려 했던 사람들이 검은 황금인 기름을 찾아 남부지역으로 몰린 블랙 골드러시처럼, 21세기에는 각국의 물산업 다국적 기업들이 푸른 황금을 찾으려고 물이 부족한 국가로 몰려다니는 '블루 골드러시'가 전개되고 있다. 깨끗하고 맑은 수돗물 사용을 통해 소중한 자원인 물을 지키고 지구환경을 보전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어 가야 한다.
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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