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을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특별한 음악회가 12일 오후 7시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덕수궁 옆)에서 열린다. 오르간 연주자 박옥주(사진)씨가 직접 편곡해서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세상의 모든 음악을 오르간으로 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박씨가 하고 있는 시리즈의 두번째 무대다. 앞서 박씨는 올 상반기에는 멘델스존의 오르간 작품 전곡을 네번에 걸쳐 연주했다.
"오르간은 18, 19세기만 해도 피아노보다 인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안타까워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르간을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베토벤 교향곡 중 가장 잘 알려진 '운명'을 골랐죠. 오케스트라의 넓은 음역과 음색을 오르간이라면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르간은 모든 악기 소리를 다 낼 수 있다. 오르간에는 악기별 '레기스터'('스탑'이라고도 함)가 있는데, 예컨대 플루트 레기스터를 뽑으면 거기 해당되는 파이프가 모두 열린다. 10개의 레기스터를 섞어 쓰면 1,023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 파이프가 수천 개나 되는 큰 오르간의 레기스터는 50개가 넘는다. 이번에는 레기스터가 20개쯤 되는 작은 오르간을 쓰지만, 연주장인 성당이 울림이 아주 좋은 곳이어서 큰 오르간에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그는 오르간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오르간은 건반악기이지만 파이프에 바람을 불어넣어 연주하기 때문에 사람이 숨을 쉬듯 숨을 쉬죠. 그래서 더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오르간 연주는 같은 곡이라도 똑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소리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매번 달라지니까요. 한마디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악기죠."
이번 연주회에서 '운명'은 2부에 연주한다. 1부에서는 바흐, 쿠프랭, 메시앙의 곡을 들을 수 있다. 박씨는 베토벤 교향곡을 매년 한 곡씩 매번 다른 오르간, 다른 음색으로 연주할 계획이다. 공연 문의 (02)010-5570-9846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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