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린이집 1,2월생들 눈물나는 '유급시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린이집 1,2월생들 눈물나는 '유급시대'

입력
2008.11.10 01:11
0 0

"아이를 같은 반에 1년 또 다니게 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옵니다. 아이를 설득하는 것도 걱정이고, 보육료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 A구가 운영하는 구립 어린이집에 2005년 1월생 아들을 보내고 있는 김모(35ㆍ여)씨는 최근 어린이집측으로부터 전화 1통을 받았다. 올해 4세반(쑥쑥이반)을 다녔던 아이가 내년에 다시 4세반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2009년부터 1~12월생은 모두 한반에 묶어 운영하라"는 공문을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어린이집측에 일괄 통보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생일이 빠른 아들을 4세반에 보냈지만, 내년 1년은 꼼짝없이 같은 반에 다니도록 해야 할 판이다. 엄마에게서 '비보'를 전해들은 아들은 벌써부터 울고불고 난리다. "동생들과 같이 다닐 수 없다"며 막무가내다.

고민에 빠진 학부모들

김씨처럼 1, 2월생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복지부가 전국의 어린이집 반편성 기준일을 갑자기 변경하는 바람에 졸지에 '유급'을 당할 처지에 놓인 경우가 적지 않은 탓이다.

올해까지는 1, 2월생의 반 선택은 사실상 학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됐다. 가령 2004년 1월생은 4세반에 다니는 게 맞지만 5세반에 집어넣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보육ㆍ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부터는 1월1일~12월31일생은 모두 같은 반에 편성토록 했다. 1, 2월생 자녀를 어린이집에 계속 보내야 하는 학부모 중 상당수가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주부 구모(37)씨는 "5세반 딸에게 어떤 논리로 5세반을 다시 다니도록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학부모들의 또다른 고민은 보육료다. 2008년 기준 월 평균 보육료는 5세반 18만5,000원, 4세반 27만원, 3세반 32만7,000원 등으로, '동생반'일수록 비싼 경향을 띠고 있다. '유급'이 되면 보육료 부담도 커질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7년말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은 총 3,200여개로 아동수는 30만명 정도다. 이 중 자신의 나이보다 한살 위 반에 다니는 3~5세 1, 2월생은 줄잡아 5만명은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위적 반편성은 부적절" 논란도

어린이집 반편성 기준일 변경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형식적 논리에 얽매인 나머지 또래 관계 등 어린이 정서 형성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또래 관계가 형성되는 5세 이하 아동들이 주로 다니는 어린이집 반을 일률적으로 나이로 구분한다면 아이들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상대적으로 생일이 빠르다는 이유로 또래집단과 함께 하지 못하고 남게 되는 아이들은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에도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린이집은 보육 기관으로 초등학교 처럼 학년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취학 기준일이 3월1일에서 1월1일로 바뀌게 돼 어린이집도 이에 맞추자는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인데, 학부모들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