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사립초등학교 신입생 모집 전형이 시작됐다. 전국 75개 사립초교에서 총 1만2,439명을 뽑을 예정인 올해 전형은 예년에 비해 달라진 점이 많다.
우선 12월 초에 실시하던 선발 일정이 한 달 가량 앞당겨졌다. 서울 지역 40개 사립초교들은 가장 먼저 7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10일 공개 추첨을 한다. 학부모들이 지원 여부를 놓고 고민할 시간도 그만큼 짧아진 셈이다.
입학 대상도 초ㆍ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른 취학 기준일 변경(1월1일)으로 2002년 3~12월 태어난 학생들로 한정됐다. 물론 학부모가 원할 경우 조기 입학도 가능하다. 사립초교 입학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 비싼 수업료에도 인기 여전
특성화 교육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듯 사립 초교는 매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사립초교의 평균 입학 경쟁률은 2.2대1. 학교별 선호도 격차가 뚜렷한 점을 감안하면 사립초교의 입학 문은 꽤 좁은 편이다.
특히 계성ㆍ영훈초(6.9대1), 중대부속초(4.8대1), 이대부속초(4.6대1), 화랑초(4.0대1) 등과 같은 명문 학교들의 경쟁률은 외국어고 입시에 못지않다.
사립초교는 나이와 거주지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구비서류도 입학원서 1통과 사진 2장이면 된다. 입학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할 경우 공개 추첨을 통해 입학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추첨에서 떨어진 학생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으면 결원 발생시 전학이 가능하다.
입학 절차는 간단하지만 원서 접수를 앞둔 학부모들이 지원을 망설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학비 등 경제적 부담이 공립학교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분기별로 1년에 4차례 납부하는 등록금만 80만~170만원(서울 기준)에 달하고, 100만원 안팎인 입학금도 별도로 내야 한다. 매달 급식비과 영어 등 특기적성 교육비에도 적잖은 부담이 따른다.
■ 다양한 특성화 교육
사립초교의 최대 장점은 역시 다채로운 교과 과정을 꼽을 수 있다. 새 정부들어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부분 학교들이 1학년 때부터 영어를 정규 수업으로 편성하고 있다.
'영어 몰입교육'의 효시인 영훈초교는 모든 학급에 한국인 담임교사와 원어민 부담임을 함께 배치한다. 계성초처럼 '잉글리시 존'(영어전용 사용구역)을 지정해 수준별 영어 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사교육에 비해 값싼 비용(월 3만~10만원)으로 높은 수준의 특기적성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독서ㆍ논술 및 1인 1악기 학습 커리큘럼은 모든 학교에 기본적으로 구비돼 있다. 경복초는 105개나 되는 특기적성 교육반을 운영 중이고, 국악관현악단으로 유명한 추계초교는 전교생에게 주당 1, 2시간씩 태평소, 대금 등 국악기를 익히게 한다.
■ 장거리 통학은 피해야
교육 환경이 우수한 사립초교라 해도 자녀의 자질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부모의 무리한 욕심은 자칫 아이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계성초(가톨릭)와 대광초(기독교)처럼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들도 있어 유명세보다 학교의 특성과 교육과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통학거리도 중요한 요소. 사립초교는 대체로 스쿨버스를 이용하지만 집에서 너무 먼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장거리 통학은 '동네 친구'를 사귀기가 어려워 교우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의 학생이 많아 위화감을 느끼기 쉽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때문에 자녀의 성격이 예민하거나 낯선 환경에 적응이 느리다면 굳이 사립학교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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