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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런 군 간부가 출세하는 일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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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런 군 간부가 출세하는 일본 사회

입력
2008.11.1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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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일본 자위대 항공막료장의 뒤틀린 역사 인식이 충격적이다. 그는 최근 민간기업의 현상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침략국가였다고 하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 "조선반도와 중국에 일본 군대가 주둔한 것은 모두 조약에 기초한 것" 등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늘어 놓았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동아전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일본 정부가 파문을 우려해 서둘러 그를 해임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일본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그 글이 항공막료장의 개인적 견해이며 정부 입장과는 분명하게 다른 만큼 양국 관계에 악영향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사안의 성격 상 파문과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을 리 만무하다. 당장 우리정부와 중국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강력한 유감과 분노를 표시했다.

개인 견해라지만 항공자위대의 최고 간부가 침략을 공공연히 부인하고 나선 것은 중대한 문제다. 침략을 미화하는 극우적 사고가 자위대 등 일본의 공직사회와 지도층까지 깊게 퍼져 있다는 반증이다. 그는 해임 통보를 받은 뒤에도 "평소 생각을 기술했을 뿐"이라고 당당히 얘기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과거 침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표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담화'를 공식 견해로 계승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잦은 망언과 정부 차원의 진정성 있는 참회 결여 등이 극우적 사고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그런 논문이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뽑히는 것부터가 문제다.

세계적 금융위기와 안보 불안으로 한 중 일 등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과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한 중 일은 연기된 3국 정상회담을 내달 중 일본에서 열기로 하는 등 대화와 협력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서 보듯 일본 사회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참회하지 않는 한 3국간 진정한 협력이 이뤄질 수 없다. 일본 정부와 일본 사회 지도층의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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