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공군 F-5E 전투기의 공중 충돌 및 추락 사고가 여러 면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넓디 넓은 하늘에서 전투기가 부딪친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에서부터, 미사일이 쉽게 튕겨져 나온 점이나, 땅에 떨어진 미사일이 폭발하지 않은 이유 등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어쩌다 부딪쳤나
공군은 5일 이번 사고가 후방기(2번기)가 전방기(1번기ㆍ추락 전투기)와의 거리를 미처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고 당일 원주기지에서 이륙한 F-5E 2대는 근접항공지원(CAS) 훈련 공역인 경기 포천시 상공으로 진입했다. 가상의 지상 목표물을 확인하고 타격하는 임무였다. 두 전투기는 5.5㎞ 고도에서 1번기가 앞에 2번기는 뒤에 위치했다.
두 전투기의 간격은 약 500m. 지상 목표물이 가까워지면서 두 전투기는 동체를 기울여 목표물에 대한 육안 관측을 시작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 때였다.
김규진(준장 진급예정) 공군 정훈공보처장은 "당시 2번기 조종사가 지상 목표물을 식별하는 데 몰입한 나머지 1번기와 편대 간격이 좁혀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속 630㎞로 비행 중인 탓에 순식간에 1번기와 가까워졌다는 설명이다.
2004년 3월에도 서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F-5E 2대가 공중 충돌해 조종사 2명이 순직하기도 했다. 2번기 조종사인 서모 중위(대위 진급예정)는 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 "지상 목표물을 확인하다 1번기와 접근율이 과다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급히 회피조작을 하던 중 충돌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도입한 지 30년이 지난 노후기종이라는 점은 관련이 없어 보인다. 공군은 조종사들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사고 직전 기체는 정상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기체결함 원인이 아님에 따라 이날 공군은 F-5E 전투기 비행을 재개했다.
■ 미사일이 떨어진 이유는
꼬리날개에 손상을 입은 2번기가 비행을 계속해 기지로 무사히 귀환할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전투기에 탑재된 무게 75kg의 공대공 미사일(AIM-9) 4발은 모두 이탈해 지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정비 불량 등으로 미사일 고정 장치에 이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전투기의 미사일 고정 장치의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 날개 아래에 부착되는 미사일의 경우 고속 비행으로 인한 충격에 견디도록 앞뒤 충격에는 강하게 고정이 된다"며 "하지만 상하로 전달되는 충격에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설명했다. 충돌 당시 전투기들이 상하 방향으로 충격을 받아 미사일들이 튕겨 나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군은 5일 수색 끝에 미회수했던 나머지 미사일 1발을 마저 찾았다.
■ 폭발하지 않은 까닭은
공군이 회수한 미사일 중 1발은 두 동강이 나 있었을 정도로 지상으로 떨어질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미사일 4발 모두 폭발은 일으키지 않았다.
이는 공대공 미사일의 특성 탓으로 풀이된다. AIM-9은 적 항공기 엔진에서 방출되는 열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사정거리 3㎞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다. 조종사가 발사 스위치를 누르면서 신관에 점화가 되고, 이어 열원을 쫓아 적기에 근접한 뒤 폭발한다.
조종사가 미사일을 발사한 게 아니라 충돌로 떨어져 나간 탓에 외부 충격 만으로 폭발하지는 않는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대공 미사일은 항공기를 목표물로 하기 때문에 폭약의 양도 그리 많지 않다. 이와 달리 지상을 공격하는 공대지 미사일은 종류에 따라 지상 충돌에 따른 충격으로 폭발이 가능하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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