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끝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당선자는 승자,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패자가 됐다. 그러나 또 다른 승자와 패자가 두 사람의 뒤에서 환호와 한숨을 교차하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재조명되고있는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도 승자의 한 사람이다. 그는 2004년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하차했지만 온라인 선거운동과 소액 투자자 중심의 선거자금 마련 등 차별화 전략으로 초반 유명세를 얻었다.
이번에는 딘의 선거팀이 오바마 진영으로 대거 옮겨 휴대폰, 유튜브 등 뉴미디어 활용 선거 전략을 폈다. USA투데이는 "딘의 전략이 오바마가 공화당 텃밭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닦아주었다"고 평가했다.
스티브 힐더브랜드도 또 다른 승자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선거전략을 담당했던 그는 예비선거 때부터 지도층의 지지와 풀뿌리 조직원 구성을 견인했다. 덕분에 그는 차기 정부의 인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남부지역 흑인 표를 결집한 아터 데이비스 하원의원(앨라배마주)도 오바마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또 다른 승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0년 주지사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인사 중에는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꼽을 수 있다. 한때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그는 인도계 이민 2세로 37세의 젊은 나이, 개혁적 이미지 등 오바마와 이미지가 비슷해 공화당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케인은 패했지만 오바마와 유사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승자로 분류될 수 있다.
대표적인 패자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꼽힌다. 선거 직후 출구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답은 25%에 불과했고 이것이 대선, 상하원 선거 완패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크리스 셰이즈(코네티컷주), 랜디 쿨(뉴욕주) 하원의원 등 북동부지역 공화당 의원들도 오바마 돌풍으로 민주당에 자리를 내준 패자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90년대 초반 남부가 공화당 지지로 쏠렸듯 2000년대 이후 북동부에 민주당의 결집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TV쇼에서 그를 풍자한 여성 코미디언 티나 페이는 승자일수도, 패자일수도 있다. 페일린은 자질 시비 등으로 공격을 받을수록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미 유명인사가 됐기 때문에 정치 경험을 더 쌓으면 차기 대권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세라 페일린으로 분한 페이도 매케인과 대담하는 등 화제를 모았지만 매케인이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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