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1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산하 여성 포중대를 시찰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2일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사진들을 다시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가 이날 "김 위원장이 제11차 인민체육대회 폐막과 관련해 북한군 '만경봉'팀과 '제비'팀 간의 축구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의 사진 3장을 공개한 것이다. 와병설이 불거지면서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종적을 감춘 8월14일 이후 꼭 80일 만이다.
지난번 사진은 녹음이 우거진 배경 때문에 과거 촬영한 사진을 뒤늦게 공개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사진의 경우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사진 배경이나 인물의 옷차림으로 볼 때 최근 촬영한 사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 한 장은 김 위원장이 갈색 코트를 입고 관중석 소파에 앉아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고 나머지 두 장은 선 채로 간부들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축구경기 관람사진 속 김 위원장은 밝은 표정이지만 오른팔로 몸을 지탱한 채 왼팔은 힘없이 축 늘어뜨리고 있고, 당 간부들과 서 있는 사진에서도 왼손 엄지손가락을 코트 주머니에 찔러넣고 있어 몸의 왼쪽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찬 바람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관중석 사방에 유리벽을 설치했고, 김 위원장이 애용하는 키 높이 구두를 신지 않아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 체육대회가 지난 달 31일 폐막한 것에 비춰볼 때 촬영시점은 10월 하순, 장소는 평양 외곽에 위치한 군부대 운동장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이 촬영날짜나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서 있는 사진에서 김 위원장과 간부들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있어 사진 조작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는 또 "현철해 리명수 김명국 군 대장,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리제강 리재일 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 책임간부들이 경기를 함께 봤다"는 보도도 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당과 군의 실세들을 거명한 것은 김 위원장의 절대적 영향력을 거듭 확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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