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첫 고위직 인선으로 램 이매뉴얼(Rahm Immanuel) 하원의원(민주당 일리노이)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한 것을 놓고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유대계인 이매뉴얼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한 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을 거쳐 2003년 하원에 입성한 3선 의원. 이번에도 일리노이 제5선거구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의원직을 방어했다. 이 때문에 행정과 의회, 시장 경험까지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 기간 중 이스라엘 로비단체들로부터 팔레스타인에 유화적이라는 의혹을 받아온 오바마가 유대계 비서실장을 낙점한 것은 이스라엘 동맹관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매뉴얼 의원이 당파적 성향이 강하고, 유리잔을 깨뜨릴 정도로 불 같은 성격 때문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자주 마찰을 일으킨 전력이 있어 그가 대통령의 초당적인 국정운영을 도울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그는 뚝심과 단호한 성격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람보(Rahmbo)'로 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행정과 의회의 내부사정을 잘 알지만 당 내에서도 마찰을 자주 일으켰다는 점에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존 보너 공화당 하원 대표는 "이매뉴얼을 선택한 것은 워싱턴의 변화를 약속한 당선자의 선택으로는 아이러니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도 "백악관은 비서실장이 필요하지 이매뉴얼 같은 캠페인 참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다 클린턴 정부 때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번 정권인수팀을 이끌고 있는 존 포데스타 공동실장 역시 상당히 거친 '당파적 싸움꾼'으로 유명한 인물이어서 오바마가 당선된 이후 '전술과 기질'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오바마는 선거 때 '부드럽고 낮은 기조'의 캠페인을 전개해 '노-드라마 오바마(No-Drama Obama)'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매뉴얼 비서실장 내정자가 클린턴 정부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타결에 공헌하는 등 의제에서는 실용적이고 초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반론도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6일 이매뉴얼 비서실장 내정을 발표하면서 "그만큼 일을 잘 추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강한 신임을 표시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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