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씨개명은 (조선인이)이름을 달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다."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군인들을 A급 전범이라고 결정한 것은 일본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미국 하원의 군위안부)결의안 제출은 매우 유감이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은 침략국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주장해 지난달 31일 전격 해임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일본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의 논문이 아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자민당 정조회장, 외무장관 시절 쏟아낸 말들이다.
아소 정권의 장관 중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국토교통성 장관은 일본교직원노조가 일본 교육의 암적인 존재라며 때려부수겠다는 망언을 해 9월 말 취임 5일만에 사임했다. 그는 3년 전 문부성 장관 때 교과서 역사 왜곡과 독도 일본 영유권 교육을 주도했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재무ㆍ금융장관은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일본의 핵무장을 주장하는 극우파다. 1998년 농수산성 장관 취임 당시 그는 군위안부 강제 동원이 있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소 총리가 자민당 서열 2위 간사장을 맡긴 시마네(島根)현 출신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의원은 독도 일본 영토화의 최선봉에 선 정치인이다.
이런 총리와 장관 아래서 일본 군국주의 대동아 공영권 논리와 다를 것 없는 역사인식을 지론이라며, 우익 사관을 선전하는 현상공모전에 버젓이 논문으로 발표하는 인물이 자위대 최고 지휘관이 된 게 우연일까. "나와 우리 각료들은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와 침략을 깊이 반성하고 충심으로 사죄의 뜻을 표한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소 총리가 지난달 25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언론에 한 말이 '립 서비스'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김범수 도쿄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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