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날'이 아니고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다. 2006년에 명칭이 바뀌었다. 원래는 '일제강점기 때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학생들에게 자율역량과 애국심을 함양시킬 목적으로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었다. 세계화 글로벌시대라 애국심 운운하기가 쑥스럽다. 또 공부기계 시험기계로 사는 학생들에게 무슨 자율역량이 있을 것인가? 그저 교육장사꾼과 학원의 봉 같은 소비자일 뿐이다.
그런 현실이 민망해서 광범위하고 훨씬 그럴듯한 '학생의 날'을 버리고, 일제 때 독립운동 했다는 것을 기억이나 하자는 기념일로 바꿔버린 것일까? 잘 바꿨다. '학생의 날'이라고 해놓고 학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해주지 못하면서 괜히 여러 행사로 학생들을 귀찮게 하느니, 그냥 명목상의 기념일로 박아놓고 조용히 지나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참 한심하게 되었다. 식민지 때는 독립운동을 했고, 독재 때는 혁명을 했으며, 80년대에는 민주화투쟁을 했던 학생들이다. 이천년대 학생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른들은 고양이 쥐 생각하듯 학생들을 생각해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각종 규제와 제도로 학생들의 자율역량 발휘를 최대한도로 막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제도인 수능이 열흘 남았다. 건강한 마무리를 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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