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라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거죠. 관객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제 역량과 개성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위해서요."
박건형 임태경 윤형렬 이지훈씨, 4인4색의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지난 여름 화려하게 막을 올린 뮤지컬 '햄릿'이 요즘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10월 초연과 올해 공연에서 조역인 레어티스를 맡았던 김승대(28)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햄릿 역으로 무대에 서면서 '승대 햄릿'이라는 별칭과 함께 뮤지컬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들떠있을 법도 한 그의 소감은 뜻밖에 비장감마저 풍겼다.
"잘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은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다 그리지 못해 아쉬울 뿐인 걸요. 솔직히 제가 노래를 잘하는 배우는 아니어서 대작의 주인공을 맡는 게 괜찮을까 걱정도 많았고요. 다행히 진정성을 담으려 노력한 연기를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아요."
2006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앙상블과 2007년 '인당수 사랑가'의 이몽룡, 그리고 '햄릿' 초연 레어티스 역까지 단 3편에 불과한 그의 뮤지컬 경력을 감안하면 팬들의 급작스러운 애정 공세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닐 테다. 더욱이 뮤지컬 배우는 당초 그가 꿈꿨던 길이 아니었다.
"모든 게 우연의 연속이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착실히 사회체육과 진학을 준비하다 우연히 연극영화과 입시설명회에 들렀다가 진로를 바꿔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죠. 또 연극만 고집하던 제가 친구 따라 간 '지킬 앤 하이드' 오디션에 합격해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게 됐으니까요." 그는 뭔가에 홀린 것 같다고 했다. 격투기 사범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운동에 매진했던 그는 연극영화과 진학을 결심하면서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쳐 난생 처음 가출도 시도해 봤다고 한다.
최근 들어 '햄릿'을 본 공연제작사 관계자들의 작품 제안이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지만 그는 아직 차기작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완전히 레어티스의 옷을 벗고 햄릿을 안정적으로 연기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 해보고 싶은 역할을 꼽는다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햄릿의 상대역 오필리어처럼 한 작품의 상징이 되는 배역이에요. 그런 캐릭터라면 연극이든 영화든 가리지 않고 하고 싶어요. 욕심은 참 많은데 아직 실력이 안되니 생각도 고민도 많네요, 요즘." 공연 문의 (02)715-6358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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