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원이나 놀이터, 주택가 골목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는 가축일까, 야생동물일까.
법제처는 5일 서울시가 요청한 '야생 동ㆍ식물 보호법' 관련 법령 해석에서 "도시에 서식하는 비둘기가 인간에게 사육되지 않고 자생한다면 야생동물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최근 도심 비둘기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털이 날리고 배설물이 늘어나 민원이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문제를 놓고 부처간에 서로 책임을 미뤄왔다.
환경부는 이들 비둘기가 산이나 강에서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아니라고 주장한 반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축산법에 따른 관상용 조류인 가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
그 사이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에서 도심의 애물단지로 변해갔고, 결국 서울시가 지난 7월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 관할 책임을 가리게 된 것이다.
법제처는 "야생동물은 인간이 소유해 기르지 않는 모든 동물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야생동물은 산이나 강뿐만 아니라 도시 등의 모든 생태계에서 서식, 자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이유로 야생동물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또 "현재 도시에 서식하는 비둘기는 버려진 집비둘기가 공원, 건물, 교각 등에 둥지를 틀고 떼지어 살면서 자생, 번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소유해 기르는 동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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