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IT(정보기술)업체들을 인수하며 새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룹 총수인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중심이 돼 기업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자신이 최대주주(37.63%)로 있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인 효성ITX 등을 발판으로 최근 중소형 IT업체를 7개나 인수했다. 전체 인수금액(500억원 규모)은 그리 크지 않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효성ITX는 7월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바로비젼의 지분을 과반수 이상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바로비전은 이달 초 휴대폰 키패드 생산업체인 ㈜소림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고, 9월 터치스크린 제조업체인 테라디스플레이라는 회사도 사들였다.
아울러 조 사장이 자신이 최대주주(42.23%)로 있는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8월 전자화폐 업체인 인포허브와 9월 골프 및 전자상거래업체인 제이슨골프도 인수했다. 또 자신이 87.7%를 보유한 온라인 게임업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전광판 업체인 럭스맥스와 반도체 광원제조업체인 런스맥스네트웍스를 사들였다.
효성그룹은 이와 관련, "기존 사업은 그대로 추진하면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네트워크와 전자부품 소재 등 IT 부분을 모아 중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의 한 축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오너 장남인 조 사장이 최근 같은 금융위기에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의 보수적인 색채를 감안하면 잇따른 IT기업 인수가 향후 사업 변화의 중요한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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