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7일 통화는 짧았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두 사람 사이에 처음 이루어진 이날 통화에서 공통분모는 더욱 강화된 한미동맹, 금융위기 극복과 북핵 해결에서의 공조였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는 "이미 한미관계가 긴밀하지만 한층 더 강화하고 싶다"면서 "양국의 강화된 동맹관계가 아시아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자는 또 "한미간 경제안보관계를 위해 동맹을 강화시켜 나가기를 희망하며 금융위기나 북한문제 등을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미 민주당 정권과 이명박 정부 간 정치노선의 차이로 상당한 불협화가 예상된다는 일반의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하는 것으로 오바마 당선자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책에서 동맹과 공조를 중시하는 실용주의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다음은 대화록.
이 대통령 "진심으로 축하한다.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안다. 많은 국가들도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 "한국과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자라 한국계 미국인들과 접할 기회가 있어 한국민과 한국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다. 불고기와 김치가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 중 하나다. 이 대통령과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 "미 대선을 주의깊게 보았다.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당선자의 라이프 스토리도 잘 알고 있다. 특히 손자의 당선을 목전에 두고 타계한 외조모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외조모께서 하늘에서 미소 짓고 계실 것이다."
오바마 당선자 "저도 이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고 많이 알고 있다. 정치 입문 전 젊은 나이에 현대를 일궈낸 업적은 보통사람이 일생에 걸쳐 해야 할 일을 짧은 시간에 이룬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지혜와 견문을 빌리고 싶다."
이 대통령 (미국측 통역에게) "오바마 당선자의 말은 통역하지 않아도 된다."
오바마 당선자 "이 대통령의 영어가 내 한국어보다 훨씬 낫다. 저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밖에 못한다."
이 대통령 "당선자 말씀을 들으니 든든하다. 말씀대로 지금 세계가 금융위기를 비롯해 에너지, 자원, 환경, 빈곤 등 여러 현안을 안고 있다. 파트너십을 구축해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당선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북핵 해결 등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전통적이 동맹관계를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당선자와 뜻을 함께 해서 노력하겠다. 당선자가 한국과 한국민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오바마 당선자 "시간을 내주어 감사하다. 가까운 시일 내 만나기를 기대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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