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이 공포의 10월을 보냈다. 코스피는 10월 한 달 동안 1,400선에서 한때 800선까지 추락했다. 변동성도 극에 달해 오전에는 급등하는 과정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정지)가 발동했고 오후에는 급락으로 인해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위기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선진 금융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다는 점과 한국과 미국 사이에 통화스와프 라인이 개설됐다는 점이 주가 반등의 촉매로 작용했다. 반등 흐름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급 매물이 상당량 소화됐다는 점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이 단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 ▦국내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 등이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따라서 현 수준에서 코스피 기준 1,200~1,300선 수준의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
다만 이번 반등은 베어마켓 랠리 성격을 갖고 있다. 최근 반등은 패닉을 동반한 주가 급락을 만회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하락 추세가 완전히 바뀐 것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베어마켓 랠리 이후 시장은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여전히 경계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어마켓 랠리 이후 조정 흐름을 예상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실물 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며 내수 성장률은 자칫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처럼 성장 전망을 낮춘 배경에는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신용 경색의 조정 역시 한 동안 이어질 것이며 기업이나 일반 소비자들이 투자나 소비 대신 돈을 쌓아두는 경향이 강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보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는 3%대 중반이다. 앞선 예상처럼 내년 성장이 빠르게 둔화될 경우 시장은 실물 경기 하강 위험을 다시 한 번 주가에 반영할 것이다. 반등 이후 나타나는 조정 흐름은 이번처럼 굵고 짧게 진행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늘고 길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가 감내하는 충격은 이번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한편 베어마켓 랠리는 낙폭과대주가 선도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방어주를 제외하곤 대다수 종목의 하락 폭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따라서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도 선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부채비율이 높거나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종목은 낙폭과대주에서 제외해야 한다.
경기 하강이 본격화 할수록 재무 구조가 부실하거나 실적이 나쁜 종목은 시장에서 소외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조금 더 길게 보면 불황에도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는 내수 방어주와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통해 차기 사이클의 주도주로 올라설 수 있는 전기ㆍ전자와 자동차의 대표 종목으로 교체 매매하는 대응을 권한다.
이번 베어마켓 랠리의 포인트는 경기 하강을 감내할 수 있는 종목과 차기 주자로 올라올 수 있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