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5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일제히 축하를 보냈다. 각국은 오바마가 경제위기 등 국제현안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하는 한편 자국과의 외교 관계가 증진되기를 기대했다.
중국은 오바마 당선의 의미를 대 테러 전쟁 시대의 종언으로 해석했다. 신화통신은 오바마 당선 확정 후"이번 대선은 9ㆍ11 테러 이후 지속돼온 미국의 외교 안보 전략이 미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풀이했다.
국제정치학자 위원다(宇文達)는 "오바마 당선자는 미중관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 관계의 발전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대만 문제에도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날 오후 각각 오바마 당선자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도 이날 오바마 후보 당선 확정 직후 축하 담화를 발표하고 "오바마 당선자와 힘을 모아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국제경제, 테러, 지구환경 등 국제사회 전체 과제의 해결을 위해 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소 총리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ㆍ신흥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당선자와 직접 회담하는 방안을 투표 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자가 중국 중시 노선을 표명해온 데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일보 진전"으로 평가하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 일본 내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로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보였던 유럽은 이번 선거를 자신의 일인 양 높은 관심 속에서 지켜 보다가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자 크게 환호했다. 영국의 BBC는 영국 총선처럼 24시간 생방송 중계했으며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모여 오바마의 당선을 기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나와 프랑스 국민의 따뜻한 축하를 전한다"는 축전을 오바마 당선자에게 보내며 양국 관계의 개선을 기대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야 하며, 새 세계를 위한 새 청사진(뉴딜)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경제위기 해결에 적극 개입하기를 희망했다.
러시아는 주요8개국(G8)에서 러시아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매케인이 아니라 대화를 중시하는 오바마가 당선된 것을 대미 관계 복원의 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두 나라 관계는 8월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군사적으로 충돌한 뒤 '신냉전' 상황으로까지 악화한 상태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오바마는 다른 나라와 협조를 시도할 것"이라며 관계 개선을 기대했다.
중동에서도 "미국은 교만하다는 이미지를 바꿀 역사적인 진전"으로 오바마의 당선을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바마가 당선됐다고 해서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의 문제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오바마의 대선 공약이 그냥 공약으로 남을 것"이라며 여전히 미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드러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이날 오바마 당선자를 향해 "부시의 정책을 바꾸기를 바란다"면서 "아프간에서 미군과 연합군을 철수해 수년간 이어온 전쟁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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