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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콕, 차세대 발전설비 심장이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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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콕, 차세대 발전설비 심장이 다시 뛴다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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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시 렌프루 지역에 위치한 두산밥콕의 연구ㆍ개발(R&D)센터. 발전용 보일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이곳에선 최근 차세대 발전설비 기술인 '순산소 연소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순산소 연소기술은 발전소의 보일러 연소 때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포집ㆍ저장해 열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주는 친환경 발전의 핵심 요소.

이 기술은 1990년대 중반에 첫 선을 보였지만, 그 동안 답보상태를 보이다가 지난해 7월 새 주인이 된 두산중공업이 13년 만에 R&D센터를 부활시켜 개발이 본격화했다. 1960~80년대 세계적인 발전설비 업체로 군림하다 쇠락의 길을 걸었던 밥콕이 두산밥콕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차세대 발전설비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적극 투자로 '명가 재건' 나서

두산밥콕은 2006년 11월 두산중공업이 일본 미쓰이사로부터 200억엔(당시 약 1,600억원)에 인수한 보일러 원천기술 보유업체. 밥콕은 113년의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영국 기업이자 전 세계 30여개 국에서 발전용 보일러를 공급해온 세계적인 업체였지만, 80년대 들어 경쟁에 뒤쳐지면서 결국 1995년 미쓰이사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미쓰이사에 인수된 후에도 밥콕의 경쟁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미쓰이사가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R&D 기능과 조직을 사실상 폐지하는 등 성장동력을 하나씩 잃어갔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수 후 가장 먼저 R&D 기능 재정비에 나서 지난해 7월 두산밥콕 R&D센터를 열었다. 두산밥콕을 친환경 발전소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자 두산중공업 사업의 핵심 축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다.

이처럼 두산중공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자 스코틀랜드 정부는 고용 촉진과 신기술 개발을 위해 3년간 280만파운드(56억원)를 무상 지원키로 약속했고, 영국 정부도 발전사업자들과 함께 순산소 연소기술 개발에 736만파운드(150억원)를 투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투자의 결실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두산밥콕의 수주액은 2006년 5억파운드(약 1조원)에서 올해 10억파운드(2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인수 후 2년 만에 100%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00만파운드(160억원)에서 3,400만파운드(680억원)로 4배 이상 늘었다.

철저한 현지 경영 추구

두산밥콕이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데에는 철저한 현지 경영을 추구하는 두산의 PMI(Post-Merger Integrationㆍ인수 후 통합과정)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의 최고경영자(CEO)에 그 동안 사업운영을 총괄해온 이안 밀러를 선임하는 등 인사 및 재무부문장(CFO), 마케팅, 사업관리 등 주요 요직에 현지 임원을 중용했다. 5,000여명의 두산밥콕 직원 중 두산중공업이 파견한 직원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해 7명의 실무진이 전부다.

이안 밀러 두산밥콕 사장은 "두산중공업은 세계적인 발전사업 전문 기업일 뿐 아니라, 밥콕을 잘 이해하는 프로페셔널한 기업"이라며 "지난 2년간 임직원들은 두산중공업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콕과 종속 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밥콕 임직원 스스로 패배주의를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도 커다란 성과다. 밀러 사장은 "두산밥콕은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있는 신규 사업은 회피하는 과거의 접근법을 버리고 '대규모 프로젝트(Big Ticket Project)'를 적극 수주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과 함께 차세대 발전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래스고(스코틀랜드)=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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